가상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PLAVE)’의 데뷔 1주년을 기념하는 팝업스토어가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에서 열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팬들은 단 몇 초간의 홀로그램 포토타임을 위해 장시간 줄을 서며 열정을 드러냈다.
팝업스토어는 백화점 5층에 위치했으며,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자판기 형태의 분홍색 부스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이 부스에서는 팬들의 움직임에 맞춰 ‘플레이브’ 멤버들의 홀로그램이 등장해 함께 사진을 찍는 신기한 경험을 제공했다. 캐릭터는 실제 사람처럼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플레이브는 지난해 3월 데뷔한 5인조 가상 아이돌로, 최근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비비의 ‘밤양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아크릴 스탠드 등 굿즈 판매 외에도 팬들이 직접 멤버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돼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모았다.
하지만 이 체험을 위해선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했다. 백화점 개장 전부터 팬들은 현장에 줄을 서 기다렸고, 이후 앨범 구매와 부스 이용권 확보를 위한 또 다른 대기를 거쳐야 했다. 충남 천안에서 온 한 19세 팬은 새벽 5시에 일어나 오전 7시 40분경 도착했지만 189번 대기번호를 받아, 최종적으로 홀로그램 촬영까지 총 5시간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20초간의 짧은 촬영이지만 팬들은 그 순간을 소중하게 여겼다. 대기 중이던 28세 팬은 “긴 기다림도 아이돌에 대한 애정으로 버틸 수 있었다”며 “추억을 남길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은 멤버 ‘노아’를 위한 소품으로 왕관과 망토를 준비해 특별한 사진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팝업스토어 내부에는 플레이브 멤버들이 팬들에게 전하는 친필 메시지와 사인이 전시돼 있었다. 팬들은 이 사인을 따라 벽을 감상하며 멤버들의 존재감을 느꼈다. 한 관람객은 “멤버들이 실제로 이 공간을 다녀간 것처럼 느껴져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길을 지나던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일부는 “AI 아이돌 아니냐”며 반가워했고, 또 어떤 이는 “만화 캐릭터 같아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반면, 가상 아이돌이 남긴 사인을 보고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 시민은 “실제 사람이 연기하고 있을 것 같아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헷갈린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상 아이돌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플레이브의 1위 소식을 들은 한 팬은 “가상 아이돌이 이렇게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고 팝업스토어까지 열고 있는 현실이 놀랍다”고 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홀로그램 포토부스는 다른 아이돌들도 시도해볼 만한 참신한 아이디어”라며 “예약제로 운영되는 것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플레이브의 이번 팝업스토어는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새로운 팬 경험을 제시하며, 가상 아이돌 문화의 저변 확대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