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기술 경쟁이 텍스트를 넘어 시각과 청각 등 다양한 감각을 동시에 처리하는 방향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자리 잡은 핵심 기술이 바로 ‘멀티모달(Multimodal)’ 인공지능이다. 과거의 AI가 주로 문자로 된 데이터만 학습해 사용자가 지시한 정보를 찾아주는 단일모달(Uni-Modal)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기계가 인간이 사물을 인지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텍스트의 한계를 벗어난 공감각적 이해
인간이 사과를 인식하는 과정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우리는 붉은 색상과 둥근 모양 같은 시각적 정보는 물론, 한 입 베어 물 때 나는 사각거리는 소리, 그리고 특유의 달콤한 맛까지 종합해 사과라는 대상을 파악한다. AI 역시 이와 마찬가지로 진화했다. 텍스트와 이미지, 영상, 음성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받아들이고 융합해 결과물을 도출한다.
만약 기존의 단일모달 AI에게 ‘남자가 말을 타고 있다’는 문장만 주어지면, 시스템은 통계적 검색을 통해 답변을 내놓을 뿐 말이 얼마나 큰지 혹은 어떤 자세로 타고 있는지 그 맥락을 파악하지 못한다. 인간 수준의 복합적인 사고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던 셈이다. 하지만 멀티모달 기술의 등장으로 AI는 세상의 맥락을 인식하고 사람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오픈AI가 이미지 생성 AI ‘달리3’를 선보이고 구글이 대규모 언어모델 ‘제미나이’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모두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기 위함이다.
복잡계 제어로 확장되는 AI의 역할
단순히 인상파 화풍의 그림책이나 고품질 숏폼 동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이 기술은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차량 주변의 환경, 도로 선, 날씨 변화를 동시에 파악해 자율주행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리거나, 환자의 방대한 의료 기록과 엑스레이 이미지를 겹쳐 보며 개인 맞춤형 진단을 내리는 일이 현실화되었다. CCTV 영상과 경찰 데이터베이스를 결합한 범죄 예측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고도화된 AI의 상황 인식 및 복잡계 제어 능력은 이제 인류의 오랜 기술적 난제였던 양자 컴퓨팅 분야로 뻗어나가고 있다.
엔비디아 ‘아이징’, 양자 컴퓨팅 상용화의 문을 열다
엔비디아(NVIDIA)가 14일 발표한 세계 최초의 오픈 AI 모델 ‘아이징(Ising)’은 진화한 AI가 최첨단 하드웨어의 물리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다. 양자 컴퓨터가 실제 산업에 유용하게 쓰이는 상용화 단계로 진입하려면 프로세서의 정밀한 보정과 오류 수정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어야만 한다. 엔비디아는 이 치명적인 과제의 해답을 강력한 AI에서 찾았다.
복잡한 물리 시스템의 이해를 획기적으로 단순화했던 역사적인 수학 모델의 이름을 딴 아이징은 양자 오류 수정과 큐비트 보정에 최적화된 고성능 AI 도구를 제공한다.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과 비교해 연산 처리 속도는 최대 2.5배 빠르며, 디코딩 정확도는 3배나 높다. 연구자들은 인프라와 데이터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훨씬 더 거대하고 복잡한 양자 역학적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그 혁신성을 입증하듯 하버드 대학교,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 영국의 국립 물리 연구소(NPL), 페르미 연구소 등 세계적인 학계와 기업들이 이미 이 모델을 도입해 확장 가능한 고성능 양자 시스템 구축에 뛰어들었다.
불안정한 큐비트를 통제하는 궁극의 운영체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양자 컴퓨팅을 실용화하는 과정에서 AI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평가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아이징은 극도로 외부 환경에 취약하고 불안정한 큐비트를 신뢰할 수 있는 대규모 양자-GPU 시스템으로 변모시키는 일종의 ‘제어판’이자 운영체제다. 멀티모달을 통해 세상의 복잡한 변수들을 동시에 다루는 법을 깨친 AI가 이제는 양자역학의 미시 세계까지 통제하기 시작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레조넌스에 따르면 양자 컴퓨팅 시장은 오는 2030년 110억 달러 규모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각과 청각을 동원해 세상을 감각하기 시작한 AI의 눈부신 발전이 자율주행과 의료 혁신을 이끌었다면, 이제 그 기술적 진보가 양자 오류 보정이라는 극한의 연산 영역과 맞물리며 진정한 미래 지식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어젖히고 있다.
세상을 감각하는 AI의 진화, 멀티모달을 넘어 양자 컴퓨터의 두뇌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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